현대실수? 아니아니 르노실수!
- 자동차
- 2016. 5. 6.
자동차 회사들은 실수로 차를 잘 만드는 것 같다.
필자의 생애 첫차였던 i30cw 역시 소비자들 사이에서 아직까지 인정을 받고 있는 차이다.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BH330 도 마찬가지이다. 세련된 내외관과 완성도가 '제네실수'라고 불릴 만큼 잘 만들었다고 한다.
여기서 ‘실수’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긍정적인 느낌으로 사용된다.
너무나 잘 만들어서 해당 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십수년이 넘게 차를 계속 유지하는 바람에 다른 차를 구매하지 않는 경우를 말하는데 판매를 우선으로 하는 자동차 회사들 입장에서는 차량의 교체 주기를 넘어 오랫동안 사랑받는 모델이 달갑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과거 모델로는 쌍용차의 무쏘, 구형 코란도, 현대차의 1세대 아반떼 등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차가 르노삼성의 1세대 SM5 이다.
잘 아시다시피 SM5는 르노삼성의 전신인 삼성자동차가 1998년 첫 출시를 한 차 이며,
삼성과 닛산이 손을 잡아 작정하고 국내에 들여온 모델로 닛산의 2세대 세피로(4세대 맥시마)가 베이스로 사용되었다.
엔진과 부품 역시 닛산의 것을 대거 사용한 수입차나 다름없는 모델이었는데 신생 출범한 삼성자동차가 선진 기술을 가진 닛산과의 제휴를 통해 한국 시장에 들여온 것이었다.
출시 첫 해인 98년에는 IMF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4만여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현대자동차 소나타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올랐지만 99년 삼성자동차가 경영 위기를 겪고 법정 관리를 신청하게 되고, 프랑스의 르노에게로 매각이 되는 곡절을 겪으며 99년 6000여대, 2000년 2만6000여대라는 저조한 판매 실적을 거두었다.
하지만 이 시기에 반전이 일어났다.
2001년 7만대, 2002년 10만대라는 경이적인 판매고를 올리게 되었는데 바로 부산지역 택시 기사들의 힘이었다.
엔진의 뛰어난 성능은 물론, 잔고장이 적고 아연도금 강판과 내구성이 강한 도장 등 ‘타면 탈수록 괜찮은 차’라는 소문이 영업용 차량으로 SM5를 사용하던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 퍼지게 되며 일반 소비자들에게까지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특히 10년을 타도 괜찮은 차의 원동력이 된 것은 반영구적인 각종 부품이다.
SM5에 적용된 타이밍 벨트는 당시 국산 경쟁차가 약 6만∼8만km의 수명을 가진것에 비해 반영구적인 수명의 타이밍 체인이었고, 점화플러그 역시 일반차가 약 2만km의 교체주기를 가지는데 비해 SM5는 10만km까지는 갈아줄 필요가 없는 백금전극 점화플러그를 사용했다.
520V와 525V에 적용된 VQ20엔진과 VQ25엔진은 세계 10대 엔진에 선정될만큼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한 것도 1세대 SM5의 인기의 원동력이 되죠.
페이스리프트를 하고 출시한 1.5세대 SM5가 가세하며 2003년 역시 8만여대가 판매되며 인기를 이어갔다.
한편 1세대 SM5 모델 중 SM530L이라는 트림도 있었다. SM525V을 리무진으로 개조해 길이를 늘린 이 트림은 개인에게는 판매되지 않고 삼성그룹의 임원급에게만 일부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 관계자 역시 이 트림의 정확한 생산대수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10대가 채 생산되지 않은 모델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1세대 SM5는 르노삼성의 실수(?)로 만들어진 모델일지도 모른다.이후 2004년 2세대, 2010년 3세대, 2014년 3세대 페이스리프트 등 SM5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도 도로에는 1세대 SM5들을 찾아보는 것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1세대의 임팩트가 너무나 강렬했기에 후속 세대 모델들이 저평가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기분 좋은 실수라면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더 많은 1세대 SM5들이 도로에서 건재함을 자랑할수록 르노삼성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는 것도 분명하며, 앞으로 더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기분좋은 실수를 소비자들에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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